SEONGSAN BIOETHICS RESEARCH INSTITUTE

생명윤리 자료실

미국 프로라이프 역사와 한국 프로라이프 남성운동의 방향성(1)

작성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작성일
2021-03-24 16:16
조회
849


  •  김동진    승인 2021.03.08 07:07
 




김동진 목사(일산하나교회 담임/카도쉬 아카데미 교육위원/유튜브 목동TV 운영자)김동진 목사(일산하나교회 담임/카도쉬 아카데미 교육위원/유튜브 목동TV 운영자)

 

한국의 프로라이프 운동의 실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은 낙태에 대한 이슈가 뜨겁게 대두되고 있다이러한 국내적인 상황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살 권리를 사이에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태아라는 중요한 생명이 근래 또 다른 이슈인 차별금지법과 비교했을 때 성공적인 방어를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그 이유는 낙태문제가 우리나라에서 공론화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고 또한 여성에게만 국한된 문제라고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깔려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윤리 도덕의 측면에서 생명윤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 있던 측면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도 고무적인 것은 어떠한 성과를 바라기에는 아직 미약해 보이는 현재 국내 프로라이프 운동의 현실 속에서도 다행히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그러한 의미에서 지난 2020년 11월 17일 발의된 조해진 의원의 낙태법 개정안은 그동안 생명 존중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태아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 정부가 내놓은 낙태죄 개정안을 무방비로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그보다 생명을 존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여건은 50년 전 미국에 닥쳐있던 암울한 상황보다 훨씬 나은 상황임이 틀림없다.

반면 그러함에도 올해가 지나면 펼쳐질 수 있는 낙태에 대한 무차별 허용이 불러올 비극을 생각해 볼 때 여건이 나음을 그저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은 자명하다아울러 지금도 하루에 암묵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수많은 낙태로 죽임을 당하고 있는 태아의 위기는 법이 제정되고 안 되고를 떠나 생명이 살고 죽는 현실적인 문제임을 밝히고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가진다.

그러한 차원에서 생명운동에 있어서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가진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것이다왜냐하면 미국이 그동안 걸어왔던 생명운동이 가진 의미는 그저 낙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안락사와 인간복제, 4차 산업시대에 야기 될 윤리적인 측면을 볼 때 매우 중요한 발자국이었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의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프로라이프 운동은 어떠한 역사적 의미를 가질까그 의미를 찾기 위해서 미국의 프로라이프 역사 발단의 이유가 된 여성운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바로 미국이 겪었던 산업 발전의 시대 속 남성과 여성이 인식의 변화가 프로라이프 운동의 역사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프로라이프 운동에 대한 남성의 인식과 태도를 재조명하기 위해서도 접근은 필요하다왜냐하면 미국의 프로라이프 운동의 가치는 그들이 보전하고 보수할 가치들인 가정생명신앙 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1987년 CPAC에서의 레이건의 연설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현대 보수주의는 적극적인 철학이지 단순히 이슈에 대응하는 철학이 아닙니다보수주의는 우리의 개성과 공동체를 저하시키는 악덕에 대한 저항일 뿐 아니라 문명의 중심에 있는 가치들을 확언하는 것입니다우리는 리버럴이 미국 정부를 장악한 수십 년 동안 소홀히 여겼던 가정을 지키고 강화하기를 원합니다근래에 드러났듯이 가정은 너무 소홀히 여겨진 탓에 큰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가장 큰 희생을 당한 존재는 바로 우리 중 가장 연약하고 가정의 힘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태아입니다."1)

그러므로 우리는 프로라이프 운동이 미국 내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의 생명운동이 걸어온 길을 전통적인 가치에 입각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미국의 전통적인 사회상에 입각하여 프로라이프 운동의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 보면서 그 안에서 남성들의 역할과 방향성을 살펴보기를 원한다.

이에 우리나라가 앞으로 겪어야 하는 생명운동의 표본으로서 미국 생명운동을 다뤄봄과 동시에 생명운동에 있어서 남성의 역할과 위치를 살펴봄으로 한국 프로라이프 남성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국 프로라이프 운동의 역사

1. 전통적 남성 인식의 변화에 따른 낙태의 상관성

미국의 생명운동을 살피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미국의 전통적 사회상일 것이다왜냐하면 미국의 생명운동은 보수주의의 가치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으며 그것은 전통적 사회상에서 가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짚어보아야 할 것이 미국의 가정에 대한 인식의 변화일 것이다미국의 전통적 가치 중 가정은 매우 중요한 가치의 영역임을 알 수 있다미국의 40대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가정에 대해서 “‘가장 기초적인 사회의 연합’, ‘사회의 가장 중요한 단위’, ‘가장 지속적인 제도’, ‘문명의 중심’, ‘미국 사회의 초석’, ‘사회발전의 엔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가정을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가정이야말로 삶과 사회 전체에 질서와 안정을 주는 도덕적 가치와 전통을 전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2)

이러한 전통적인 가정은 생활과 일이 통합된 모습이었으며 그러한 사실은 어머니에게 자녀 양육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었음을 의미하고아버지도 자녀 양육에 훨씬 더 관여했음을 뜻한다.3) 이는 시대에 따라 여성의 역할이 변화한 것을 생각할 때 남성의 역할 역시도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정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산업혁명과 함께 바뀌었는데 미국의 산업화는 1780년과 1830년 사이에 급격히 진행되었다당시 가정은 더 이상 생산지가 아니라 소비의 현장이 되었고과거 남성과 동일한 경제의 주체였던 여성은 이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닌 점차적으로 기본적인 집안일과 아이들 돌보기로 축소되어 버렸다.4) 이는 남성은 공장과 사회 구조 속에 경제를 감당하는 공적인 영역에 서게 된 것을 의미하며반대로 여성은 가정의 사적공간(과거에는 가정 내에 공적 영역이 있었음)에 고립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가정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남성과 여성의 특징에 대한 사회적 묘사의 변화로 이어졌다과거 남성의 남성다움을 공동체적 남성다움으로 묘사하며 공동선을 위한 자기억제와 자기희생을 발휘하는 자로 묘사되었다면산업화 이후에는 도덕적인 둔감경쟁심공격성자기이익 추구 등을 중심으로 재정의 되었다또한 여성에게는 보다 부드러운 덕 –공동체성도덕종교자기희생애정-을 함양할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 여성다움을 요구했다.5)

결과적으로 이러한 영역 분리는 실패했음을 1960년대 페미니즘 운동의 확산을 통해 볼 수 있는데 1960년대 당시 여성은 더이상 남성의 도덕적 수호자가 되거나 남성의 성적 행위를 규제하는” 역할을 원치 않았고 평가절하된 사적인 영역에 고립되어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페미니스트들은 여성에게 가정을 떠나 성취감과 존경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공적 영역에서 자리를 잡을 것을 촉구했다.6)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발생하는 양육의 문제였다누가 그 아이들을 돌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피임과 낙태를 통해 생식을 통제하는 것과아이가 있을 경우 국가가 낮시간의 보육을 지원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페미니스트의 중요한 요구 사항이었다.7)

이러한 요구는 결국 1973년 태아가 임신의 어떠한 단계에서든 전혀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한 비인격이라고 판결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현실화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판결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라는 미명하에 이뤄졌지만실제 사회적 분위기는 사회와 남성의 묵인과 공동의 책임이 함께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주

1) Reagan, “Remarks at the Annual 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 Washington, DC, February 20, 1987.

2) 폴 케고르「레이건 일레븐」조평세 역도서출판 열아홉. pp. 74-75

3) 낸시 피어스「완전한 진리」홍병호 역복있는 사람. p. 603

4) Ibid., 608.

5) Ibid., 610.

6) Ibid., 632.

7) I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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